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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알사탕 (감성애니, 백희나작가)

by rubyyaho 2025. 6. 8.

백희나 작가의 감성을 담은 그림책 ‘알사탕’이 2025년 5월, 섬세한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영화 ‘알사탕’은 혼자였던 소년이 마법 같은 사탕을 통해 타인의 속마음을 듣게 되며, 진심을 알아가고 세상과 연결되는 성장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동화적 상상력과 현실적인 감정이 어우러진 이 영화는 아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알사탕

1. 동동이의 변화, 마법 같은 사탕이 만들어낸 소통의 시작

‘알사탕’의 주인공 동동이는 친구도, 말을 나눌 가족도 없이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해진 소년입니다. 아이들이 떠들며 노는 운동장을 멀찍이서 바라보고, 집에서는 바쁜 아빠가 늘 외출 중이라 외로움 속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죠. 그런 동동이의 하루에 작은 변화가 시작된 건, 우연히 들른 문방구에서 신비로운 ‘알사탕’을 구매하면서부터입니다. 이 알사탕은 단순히 맛있는 사탕이 아닙니다. 입에 넣고 오물거리면, 평소에는 들을 수 없었던 사물과 사람들의 ‘속마음’이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말 못 하는 강아지 구슬이, 오래된 소파, 그리고 무뚝뚝했던 아빠마저도 진심을 속삭입니다. 동동이는 처음에는 당황스럽지만, 차츰 상대의 진짜 마음에 귀 기울이며 이 세상이 그리 차갑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알사탕이라는 마법적 설정은 환상적이면서도 따뜻한 방식으로 ‘소통’이라는 주제를 풀어냅니다. 우리는 종종 가까운 사람의 진심조차 외면하거나 오해하기 쉽습니다. 영화는 그런 우리에게 ‘조금만 더 귀 기울이면, 다르게 들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동동이의 내면 변화는 자연스럽게 관객의 공감으로 이어지고, 우리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지닙니다.

2. 백희나 원작의 감성을 고스란히, 한일 협업의 아름다운 결실

‘알사탕’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 수상 작가 백희나의 대표 그림책을 원작으로 합니다. 원작이 지닌 동화적 상상력, 따뜻한 색감과 내면을 꾹꾹 눌러 담은 서정성은 이미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는데, 영화는 그 감성을 훼손하지 않고 오히려 더 깊게 확장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감독은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베테랑 니시오 다이스케. 그는 토에이 애니메이션 소속으로 다수의 명작을 연출했던 인물입니다. 한국의 이야기와 일본의 작화 기술이 만난 이번 협업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동동이의 작고 미묘한 표정 변화, 알사탕이 사르르 녹는 순간의 몽환적 분위기 등은 고도로 정교한 연출 덕분에 더욱 생동감 있게 다가옵니다. 목소리 연기 또한 인상적입니다. 특히 동동이의 내레이션은 아이의 순수함과 외로움을 동시에 품고 있어 캐릭터와 자연스럽게 동화됩니다. 무엇보다 영화는 ‘그림책에만 머물던 상상력’을 시청각적 예술로 확장시키며 원작 팬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합니다. 백희나 작가가 창조한 세계가 살아 움직이며, 그 세계 안에서 아이와 어른 모두가 각자의 감정을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3. 아이와 어른, 모두를 위한 위로의 언어

‘알사탕’은 단순한 아동 영화가 아닙니다. 어린이 관객에게는 신기하고 따뜻한 모험 이야기로, 어른 관객에게는 잊고 지냈던 감정과 진심의 언어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으로 다가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누군가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 못했던 순간들, 너무 익숙해서 무심히 지나쳤던 가족의 마음—이 모든 것들이 영화 속에서 되살아납니다. 동동이가 변하듯, 관객도 이 영화를 통해 작지만 큰 마음의 전환을 경험하게 됩니다. 타인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다는 설정은 비현실적이지만, 그것이 결국 우리 모두가 바라는 이상적인 소통의 방식이라는 점에서 강한 현실감을 줍니다. 진정한 소통은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여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영화 전반에 깔려 있죠. “가끔은 어른에게도 알사탕이 필요하다”는 평이 공감을 얻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영화는 현실의 피로와 감정의 무감각함 속에서 ‘다시 연결되고 싶은 마음’을 일깨웁니다. 잊고 있었던 말, 듣지 못했던 마음, 건네지 못한 손길을 다시 생각하게 하며, ‘소통’이라는 가장 인간적인 행위를 찬찬히 조명합니다.

영화 ‘알사탕’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과 마음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동동이가 알사탕을 통해 타인의 속마음을 듣고, 관계 속으로 한 걸음 다가가는 과정은 관객에게 잔잔한 위로와 따뜻한 희망을 건넵니다. 이 작품은 아이를 위한 동화이자, 어른을 위한 치유의 시입니다. 혼자였던 아이가 세상과 연결되고, 말이 없던 가족이 마음을 나누는 이 영화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간과했던 ‘공감’과 ‘진심’을 다시금 소중하게 느끼게 해줍니다. 가족과 함께 혹은 혼자서라도, 이 영화를 통해 잊고 있었던 따뜻함을 느껴보세요. 알사탕은 단순한 사탕이 아닙니다. 그것은 누구나 필요로 하는 마음의 언어입니다.